인체 내에 미세플라스틱이 유독 많이 축적되는 '그곳'은?

  •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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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고환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동물의 3배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세플라스틱의 고환 축적이 지난 수십년간 계속된 정자 수 감소와도 관계가 있다고 추정했다.

21일 CNN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팀은 최근 중성화 수술중 채취한 반려견의 고환과 해부용 시신에서 추출한 고환 샘플 각각 47개와 23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인간의 고환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 파편이 반려견의 고환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가한 독성학자 매튜 캠펜은 지난 15일 과학저널 톡시컬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개의 경우 바닥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모르고 먹은 것이지만 우리는 우리가 몸에 무엇을 어떻게 집어넣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이제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노인 남성의 고환에서 더 많은 플라스틱 파편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캠펜 연구원은 "20세에서 45세 사이의 남성 생식기에는 플라스틱 수치가 높다가 55세 이후에는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체가 이러한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 발견은 또한 젊은 고환의 에너지 수요 증가가 더 많은 플라스틱을 그 기관으로 끌어들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여기에 우리가 노출되는 플라스틱의 수가 10∼15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15년 뒤에는 두 배, 30년 뒤에는 네 배가 될 수 있다"며 "지금 당장 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세플라스틱의 고환 내 축적이 정자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일부 지역의 남성 정자 수는 지난 50년 동안 최소 50% 감소했다고 학회는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또한 임신한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임산부가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거나 호흡한 지 24시간 후 태아의 뇌, 심장, 간, 신장 및 폐에서 플라스틱 화학 물질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은 세포에 산화 스트레스, 조직 손상 및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물 연구에서는 이러한 입자가 심박수를 변화시키고 심장 기능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직경 5㎜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로 정의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산 꼭대기부터 마리아나 해구 심해 끝자락까지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고환 외에도 미세플라스틱은 혈액, 태반, 모유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자연환경과 마찬가지로 인체도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광범위하게 노출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