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현지 시간), 애플이 드디어 아이폰 15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아이폰 15 일반 모델은 핑크, 블루, 옐로, 그린, 블랙 총 다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는데요. 파스텔톤 색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줬고, 이전보다 훨씬 더 개선된 카메라 성능이 특징이에요. 아이폰 15는 프로 모델은 그동안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던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해 전보다 가벼워졌습니다. 프로맥스 모델은 망원 렌즈를 탑재해 최대 10배 광학 줌이 가능하죠.
프로 모델에서 또 한 가지 달라진 건, 새로운 ‘동작 버튼’입니다. 동작 버튼은 즐겨 찾는 기능을 빠르게 실행시켜 주는 일종의 단축키인데요. 기본 설정으로 두면, 이 버튼으로 벨소리 모드와 무음 모드를 오갈 수 있습니다. 맞춤 설정을 하게 되면, 본인이 자주 쓰는 카메라, 음성 메모, 손전등 기능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요. 동작 버튼은 일반 모델에는 없는, 프로 모델의 독특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아이폰 14시리즈에서는 프로 모델에만 노치를 없앤 디자인을 적용하고 ‘다이내믹 아일랜드(Dynamic Island)’ 기능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 15에서는 일반 모델에도 노치를 없앤 디자인을 적용했어요. 물론 다이내믹 아일랜드도 사용할 수 있고요.
애플 사상 ‘최초’…아이폰에서도 USB-C로 충전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아이폰 15에서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충전 단자가 라이트닝에서 USB-C로 전환됐다는 거예요. 애플이 10년 넘게 사용하던 충전 규격이 이번에 바뀐 겁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규제에 따른 결정이었는데요. 앞서 EU는 2024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를 탑재할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유럽이 표준으로 정한만큼 애플도 이에 따른 건데요.
사실 독자 규격은 애플이 별도 액세서리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토대였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어요. 특히 맥북과 아이폰을 함께 쓰는 사용자라면 잘 알 거예요. 애플은 이미 맥북에 USB-C 충전 규격을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만큼은 라이트닝 규격을 고수했어요. 그래서 아이폰과 맥북간의 충전기가 호환이 안 돼 불편한 점이 많았죠.
그동안 애플 사용자들은 충전기 여러 개를 챙기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어요. 아이폰 15부터는 USB-C로 전환된 만큼 이런 불편함을 겪을 일이 없을 걸로 보여요.
저품질 충전기 쓰면 아이폰 손상될 수도…USB-C 아무거나 쓰면 안 되는 이유
하지만, 범용성이 커진 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지난 12일, 뉴욕타임스(NYT)는 아이폰 15에 안전 규정을 충족하지 않는 USB-C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아이폰이 손상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모바일 기기 수리점 아이패드 리햅(iPad Rehab)를 운영하는 제사 존스(Jessa Jones)는 NYT에 이를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제사 존스는 저렴하다고 품질이 좋지 않은 충전 케이블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품질 제품의 경우, 전력량 변화가 있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고 해요. 그래서 기기 과열을 야기해 아이폰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심한 경우, 폭발로 인해 사용자가 다칠 수도 있습니다.
고품질 충전기는 대게 내부에 칩이 있어 전력량을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 표준으로 사용하던 라이트닝 케이블도 마찬가지예요. 라이트닝에는 두 개의 칩이 있는데, 하나는 애플 제조 여부를 식별하는 칩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가 바로 전력 공급량에 관여하는 칩이에요. 이 칩은 전력량이 급격히 많아지면, 충전기만 파손되고 전화기 자체는 파손되지 않도록 일종의 전력 차단기 역할을 한다고 해요.
하지만 USB-C로 전환된 후 호환성이 좋아지면서, 시중에 나온 저렴한 제품을 아무 생각 없이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존스는 이렇게 저렴한 USB-C 케이블은 대부분 전력 공급을 제한하는 칩이 없다고 말했어요. 자칫하면 충전기뿐만 아니라, 아이폰까지 과열로 손상될 수 있는 거죠.
‘애플 정품 케이블은 너무 비싼데’…좋은 대안 없나?
그렇다면, 애플 정품 케이블만 써야 안전하다는 걸까요. 물론 존스는 되도록 애플 정품 케이블을 쓰길 권장했어요. 하지만, 애플 정품 충전 케이블은 타사의 제품보다 비싸서 이왕이면 타사 제품을 쓰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만약 애플 정품이 아닌 타사의 USB-C 케이블을 구매할 때는 제품에 대한 회사의 설명과 다른 사용자의 리뷰를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시중에서 웬만한 품질 좋은 케이블은 1만원 대에서 비싸도 3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4만원이 훌쩍 넘는 애플 정품 케이블을 사는 게 부담스러운 분들이라면 상품 설명과 리뷰를 잘 살펴 본 뒤 적절한 제품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