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넣으면 괜찮다?…펄펄 끓는 물에서도 사는 '이것'
#주말을 맞아 서해안 갯벌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A씨. 아이들과 해루질을 하며 조개 등을 가득 채취했다. 하지만 민박집 주인은 "날이 따스해지면 패류 독소가 있어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라며 "구워서 먹거나 라면에 넣고 끓여도 패류독소는 살아남는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트나 어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패류와 달리 개인이 임의로 채취해 섭취할 경우 패류독소에 중독돼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패류독소는 독소를 생성하는 플랑크톤을 조개, 홍합 등 패류가 먹이로 섭취해 패류 체내에 축적되고 다시 사람이 섭취해 발생하는 식중독이다.
패류독소는 홍합, 바지락 등 패류를 비롯해 멍게, 미더덕 등 피낭류에서 생성된다. 수온이 상승하는 3월부터 남해 연안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해서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에 최고치를 나타낸다. 수온이 18℃ 이상으로 상승하는 6월 중순경 자연 소멸하며 증상에 따라 마비성·설사성·기억상실성 패류독소로 분류된다.
특히 봄철 남해 연안에서 자주 발생하는 마비성 패류독소는 홍합, 가리비 등의 이매패류와 멍게, 미더덕 등 피낭류에서 검출되고 있다. 사람이 섭취하고 중독되면 입술 주위에 감각이 없어지는 마비증세가 나타나고 점차 얼굴과 목으로 퍼지면서 심한 경우 근육마비,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패류독소는 냉동하거나 가열해도 제거되지 않아 섭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식약처는 "봄철 바닷가에서 홍합, 바지락, 멍게, 미더덕 등을 개인이 임의로 채취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해역별 패류독소 발생현황을 공개하고 있다"라며 "식약처 유튜브 채널에는 패류독소 중독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는 이런 패류독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6월 28일까지 수거·검사를 실시한다. 이번 수거 대상은 도매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국내산 패류와 피낭류 총 490건이며, 패류독소 기준의 적합 여부를 검사한다. 패류독소 기준은 마비성 패류독소 0.8㎎/㎏ 이하, 설사성 패류독소 0.16㎎/㎏ 이하, 기억상실성 패류독소 20㎎/㎏ 이하다.
검사 결과 부적합으로 판정된 수산물은 신속하게 판매금지·회수 처리하고 부적합 정보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유통 중인 패류와 피낭류 490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마비성 패류독소의 허용기준을 초과한 수산물(홍합 1건)에 대해 회수 등의 조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