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에서 알코올 만들어내는 자가-맥주 증후군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몸 안에서 탄수화물이 발효되면서 에틸 알코올이 생성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오리건 주의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내 연어 1만1000마리를 쏟은 한 트럭 운전자가 음주운전으로 기소됐다. 남편이 알코올중독이라고 생각한 부인의 신고로 붙잡힌 남성도 있다. 벨기에에서는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양조장 근로자가 법정 허용치 4배에 달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를 보였다.
문제는 이들 모두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가-맥주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이다. 장내에서 탄수화물이 발효되면서 알코올이 생성되는 증상이다.
벨기에 법원은 양조장 근로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술주정뱅이가 아니며 몸에서 맥주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자가-맥주 증후군이 처음 알려진 것은 100년도 더 전이지만 현재까지 이런 증상이 발견된 사례는 수십 명에 불과하다. 다만 자신이 증상이 있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가-맥주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취한 것을 모른 채 운전대를 잡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이들은 술에 취한 사람과 동일하게 몸을 가누지 못하고 기억을 잃으며 공격적 행동을 한다. 경우에 따라 혈중 알코올 농도가 운전할 경우 치명적인 사고를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간다. 최근 뉴욕에서 음주단속에 걸린 한 여성은 농도가 0.40에 달했다. 이 정도면 웬만한 사람은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벨기에에서 음주단속에 걸린 양조장 근로자는 지난해 3번 이상 음주단속에 걸렸지만 자신이 자가-맥주 증후군을 있는지 모르다가 재판 과정에서 증후군이 인정됐다. 그는 현재 철저한 식이 조절과 치료로 술에 취하는 것을 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