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멤버십 월회비 58% 인상…회원 '이것'으로 붙잡았다

  •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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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장지영 기자 = 58%….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숫자다. 아무리 필요하다고 해도 50%가 넘어가는 쿠팡의 회비 인상률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날로 격화되는 상황인지라, 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의 결정은 어쩌면 회사 창립 후 가장 큰 모험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같은 대규모 인상 후 보름여가 지났다. 한꺼번에 인상률을 높인 것을 두고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예상외로 이탈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대다수의 시각이다. 결국 회사의 결정이 옳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이 월 회비 인상 소식을 전한 지난 4월 3091만명이었던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3166만명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우 요금 인상에 따른 쿠팡의 회원 이탈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수치다. 또 과거 쿠팡이 2021년 12월 와우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0% 이상 올렸지만, 지난해 말까지 새 회원 수는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5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여기엔 쿠팡의 와우멤버십 혜택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쿠팡 와우 멤버십은 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당일배송 등 각종 무료 배송 서비스 외에도 회원전용 할인 등을 포함해 10가지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의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경우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도서산간 지역에 로켓배송을 하며 추가 배송비를 따로 받지 않고 있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제주도 등 도서산간 지역에는 추가 배송비(4000~5000원)를 받고 있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쿠팡이 납품 단가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CJ제일제당과 1년 8개월 만에 다시 손을 잡기로 한 것도,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한 쿠팡이츠의 배달료를 무료로 전환한 것도 소비자를 잡아두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무료 배달을 실시했는데, 평소 배달비에 부담을 느껴온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신규 회원 수를 늘리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쿠팡플레이(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역시 스포츠 독점 중계 등 콘텐츠 다양화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를 위해 쿠팡플레이는 OTT 최초로 K리그(한국프로축구) 모든 경기를 생중계하는 동시에 스페인 프로축구 1부리그 라리가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F1그랑프리 등의 중계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대학전쟁2를 포함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가족계획' 등 오리지널 시리즈도 올 하반기 연달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경쟁사가 따라하기 힘든 와우 멤버십의 혜택에 자신한 쿠팡 측이 요금인상 단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와우 회원(1400만명 기준)의 이탈이 없다면 쿠팡이 가격 인상으로 연간 얻을 수 있는 금액은 기존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